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무엇이든 멀리하십시오. (1테살 5,21-22)
좋은 것과 악한 것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외모가 아무리 준수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이 될 수 없고 반대로 외모가 초라하다고 그것이 악한 것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것은 그 근본 방향성에서 의도하는 것과 목적하는 바가 있으며 바로 그 근본 방향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에 따라서 좋은 것이 되기도 하고 악한 것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그것을 올바로 분별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분별하는 법을 올바로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악한 것을 좋은 것인 줄 알고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좋은 것을 좋은 것으로 보지 못하고 내치고 있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가난을 악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가난을 피하려고 하고 돈을 벌려고 하지요.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다가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그런 이들이 주변에서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 모든 일련의 행동들 안에서 사람들은 가난을 거부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잊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가난하셨습니다. 태중에 하느님의 아들을 모시고서도 그 부부를 받아들이는 변변한 여관 하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나자렛이라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장에서 자라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공생활 중에 끊임없이 돌아 다니시면서 머리 누일 곳도 얻지 못하셨습니다.
바로 그 가난에서 하느님을 향한 참된 신앙이 자라나게 됩니다. 기댈 곳이 없는 형편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떠올리게 되고 하느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올바로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유함은 어떨까요? 사람들은 돈만 많으면 뭐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돈이 많은 사람들의 삶의 행태를 올바로 바라보는 사람은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모자랍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탐욕이 지닌 것에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늘 불행해하고 늘 모자란다고 생각하면서 인상을 찌푸립니다. 그리고 이미 가진 것을 나눌 줄 모르고 마음이 메말라 갑니다.
이처럼 외적으로 마냥 좋아 보이는 것도 실제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엉뚱한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분별력을 가동해야 하고 좋은 것과 악한 것을 잘 가려내어야 합니다. 그리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악한 것은 멀리 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은 무책임함이지 선함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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