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을 때에 우리는 그를 살펴보고 식별해야 합니다. 그가 약해서 그런 것이라면 그 약함을 극복하고 다시 본 궤도에 오르도록 기꺼이 도와 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그가 악해서 그런 것이라면 그에게 닥치는 일은 그가 감내해야 하는 결과입니다.
오늘 1독서에는 롯과 그의 아내가 대비되어 등장합니다. 롯은 약한 사람이고 아내는 악한 사람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다가온 천사는 분명한 경고를 합니다.
“달아나 목숨을 구하시오.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되오.
이 들판 어디에서도 멈추어 서지 마시오.
휩쓸려 가지 않으려거든 산으로 달아나시오.”
우리가 영적인 여정을 시작하는 이유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여정은 일단 시작되면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됩니다. 멈추어 서서도 안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서 나아가야 하며 다시 예전의 유혹들이 우리를 뒤돌아보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신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높은 곳, 즉 영적으로 드높은 영역으로 피신해야 합니다. 더 높은 영성으로 우리를 끌어줄 줄 아는 사람을 찾아서 그의 가르침을 얻으며 피해야 합니다. 그것이 산으로 달아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롯은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드높은 산을 힘들어합니다. 아직 그가 키워낸 신앙으로는 너무 높은 시련과 역경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롯은 부탁을 합니다. 근처에 있는 작은 성읍으로 달아날 수 있도록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천사는 그의 약함을 도와 줍니다.
“좋소. 내가 이번에도 그대의 얼굴을 보아
그대가 말하는 저 성읍을 멸망시키지 않겠소. 서둘러 그곳으로 달아나시오.
그대가 그곳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내가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오.”
이것이 천사가 약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는 롯이 악하지는 않지만 약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그의 약함을 기꺼이 도와줍니다. 수년만에 다시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의 약함을 도와 주어야 합니다. 성사를 어떻게 보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성사를 주면서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잘 인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약함을 돌보는 방법입니다.
반면 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유황과 불이 퍼부어지며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것이 멸망하는 중에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봅니다. 롯의 아내는 자신이 과거에 지녀 오던 영광과 좋은 것들에 이끌리는 사람이었고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내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이는 약함과는 다른 것이었고 악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소금 기둥이 되어 버립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풍랑이 오는 데도 속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제자들은 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신앙은 단련되어야 했고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위해서 바람과 호수를 잠잠하게 해 주십니다. 약함은 강함에 의해도 도움을 얻고 부족함을 채워 나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 제자들도 강한 이들이 되어 기꺼이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내어놓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약합니다. 그러나 악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의 명령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뒤를 돌아보는 미련 속에 살아가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우리를 다른 이들 앞에 저렇게 하면 안된다는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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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까지 같이하시겠다는 하느님 말씀을 굳게 믿으며 저의 신앙이 조금씩이나마 자라나도록 노력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