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물던 볼리비아에서 젊은 친구들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 '조직'이라고 부르는 곳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경고를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동경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 시기의 사회적 소속감에 조금 더 비중을 둘 수 있다면 적지 않은 아이들이 '힘있는 그룹'에 속하고 싶어하는 동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조직에 들어가면 내가 개인으로 머무를 때에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이 '보완'된다. 나는 조직의 선배에 의해 더 나름 보장된 여정을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 자신의 순수한 능력 만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는 어떤 지점을 '조직' 안에서는 쉽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조기 축구회건, 계모임이건 소속되고자 애를 쓰는 것이다.
이런 조직이 하나의 '주의'를 내세우고 힘을 규합하게 될 때에 일어나는 일이 바로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니 같은 구조와 형태로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치 안에서 세력들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세력에 헌신하는 것은 다 그만한 합당한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쉽게 개인적인 야욕에 의해서 파괴될 수 있다는 분명한 현실이다. 조직이 내걸고 있는 최종 목표는 바이러스처럼 파고드는 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이 쉽게 망가뜨릴 수 있다. 이는 어떤 조직이나 마찬가지 현상으로 드러난다.
결국 우리는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해서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꾀할 수 있어야 한다. 큰 덩치가 바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온 몸을 아프게 하듯이, 그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어서 선하고 진정한 가르침이 개인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면 그러한 개인들이 각자의 사회 안에서 큰 조직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한 본당에서 의로움에 가득 찬 사목 위원들이 본당을 주님의 말씀을 근간으로 꾸려 나가려 한다면 그 가운데 한 둘 숨어 있게 마련인 어둠의 사람들은 기를 펴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상황이 정반대라면... 즉 사목 위원들이 대부분 악습에 휘말려 있고 그 가운데에서 의로운 마음을 지닌 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슬프긴 하지만 그들이 받을 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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