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물건에는 그만큼 갈망하는 이들이 모여들게 되어 있다. 세상 어디에도 나만 아는 좋은 것을 나 혼자만 즐길 수 있는 건 없다. 뭔가 좋은 게 있다면 금방 유명해지고 곧 머지않아 사람들이 몰려든다.
우리는 흔히 좋아 보이는 것들의 하나의 단면만 보려고 한다. 얼굴이 잘 생기면 사람들이 좋아해 주겠지만 그렇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다 '선한' 사람이라는 법칙은 없다. 잘 생긴 얼굴은 악한 마음들도 끌어모으게 되고 내면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렇게 모여든 악한 이들의 악행으로 영혼이 병들어 버릴 수 있다. 잘 나가던 연예인이 스캔들 하나로 이목을 끌게 되면서 사람들의 질타에 상처받아 자살까지 하게 되는 일이 바로 그 예가 될 수 있다.
모든 좋은 것에는 그에 뒤따르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어떤 고난도 없이 온전히 나의 몫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것이란 이 세상에는 없다.
내가 영적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현실에서 기인한다. 영적 가치는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고 그래서 찾는 사람도 부족하다. 또한 영적 가치는 그것을 나의 것으로 삼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일종의 시련들이 존재해서 그게 좋은 줄 아는 사람들까지도 쉽게 다가서지 않는다. 또한 그 영적 가치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그걸 내가 지니고 있는지 아닌지 알아볼 가능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쓸데 없는 관심을 끌어모으는 일이 없다.
나아가 영적 가치가 좋다는 걸 알아서 나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은 내가 가진 것을 '시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시기'라는 것이 얼마나 사악한 행위인지를 알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내면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이가 먼저 걷고 있는 그 여정으로 인해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쁨의 근거가 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성경이나 준주성범을 읽으면서 그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지 '시기'를 느끼지는 않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일련의 이유들로 나는 '영적인 가치'를 찾아다니는 사람이고 그것을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밭에 묻혀있는 보물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것을 조심스럽게 덮어 둔 뒤에 그 밭을 사려고 모든 것을 헌신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세상에는 눈에 드러나는 '좋은 것'을 저마다 얻고자 사람들이 몰려든다. 더 비싼 것, 더 잘난 것, 더 영예로운 것, 더 권력을 지니는 것에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들 사이를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주님이 나에게 보여주시는 더 진실하고, 선하고, 영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찾아 다닌다. 다행히 아직 이 비밀스러운 여정을 눈치챈 사람이 없어서 빼앗길 일도 없고 안달할 일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만큼의 보물을 얻고 다니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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