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뭔가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을까요? 사람들이 나쁘고 못돼 먹었고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는 것은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에 전혀 몸담지 않았지요. 그러나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요?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그것이 더럽다고 욕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쓰레기가 더럽다는 표현을 사정없이 해 대면서 오히려 쓰레기를 버리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우리는 상대는 더럽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들과 우리를 철저히 분리시키려 하고 그러면서 적대감을 더욱 늘린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대단하신 이유는 청소를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의 성실과 사랑과 온유와 친절로 세상의 악을 홀로 끌어 안으시기를 자청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사랑에 다가서려고 애를 쓰지만 너무나도 부족한 이들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편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비난할 줄은 알았지만 그 맘에 들지 않는 남편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내어 줄 정도의 희생을 감내할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사랑은 신비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무한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하느님은 신비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을 진정으로 믿고자 하는 이는 자신의 안에서 사랑의 신비가 시작이 됩니다.
우리는 죄를 지어서만 잘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지 않아서 잘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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