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무리의 자매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내버려 두세요, 하지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이렇습니다. 배우자가 신심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일 미사는 겨우 나오는데 그 이상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버려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에 ‘내버려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분은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더군요.
우리는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싫다는 이를 억지로 끌어당겨서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버려두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즉, 우리의 성에 차지 않는 조급한 마음을 내버려두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서 상대에게도 어느 정도의 ‘자유’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상대의 수준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상대에게 적합한지 아닌지 우리는 올바로 분별하지 못하고 그저 내 성미에 못 이겨서 상대를 끌어당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버려두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외적인 초대와 끌어당김을 내려놓지만 그를 완전히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다른 방향의 초대를 해야 합니다. 영적으로 ‘기도’를 해 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기도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 안에서는 기도가 굉장히 나약해 보이고 미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기도는 하느님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실 때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시작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버려두지 말고 영적으로 상대를 굳게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내버려 두십시오. 상대가 숨막혀 하지 않게 내버려 두십시오. 본인 스스로의 조급한 마음도 내버려 두십시오. 하지만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더욱 긴밀하게 영적으로 하느님의 도움을 갈구하십시오. 그렇게 될 때에 바로 기적이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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