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이를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이를 망하게 하는 자들아 이 말을 들어라! 너희는 말한다. “언제면 초하룻날이 지나서 곡식을 내다 팔지? 언제면 안식일이 지나서 밀을 내놓지? 에파는 작게, 세켈은 크게 하고 가짜 저울로 속이자. 힘없는 자를 돈으로 사들이고 빈곤한 자를 신 한 켤레 값으로 사들이자. 지스러기 밀도 내다 팔자.”
(아모스 8,4-6)
제가 언제나 말하듯이 성경은 ‘영적인 상태’를 표상하는 표현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래서 빈곤하고 가난한 이들은 영혼의 가르침을 기다리는 이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짓밟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영혼의 가르침을 기다리는데 그 가르침을 주는 게 아니라 가뜩이나 힘든 현실을 더욱 힘든 환경으로 조성해 버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자신의 이득’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곡식을 내다 팔기 위해서 초하루가 지나야 하고, 밀을 내놓기 위해서 안식일이 빨리 지나야 합니다. 초하루와 안식일은 유대 교회의 고유한 절기로 거룩한 시간들을 의미합니다. 즉, 이들은 하느님께 참된 예배를 드리는 거룩한 시기보다 오히려 놀러 다니고 자신의 쾌락을 채우는 활동을 하기를 더욱 기다리면서 자신이 하는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억지로 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에파와 세켈, 그리고 가짜저울이 의미하는 것은 측량 단위로서 그들은 자신들이 상대하는 이들을 속이기 위해서 언제든지 거짓된 위선과 허풍을 떨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값도 나가지 않는 것을 값이 나가는 것으로 만들고 반대로 값이 나가는 것을 값이 나가지 않는 것으로 뒤바꾸어 버린다는 것을 말하지요. 그렇게 하면 정말 하느님에게 소중한 것은 헐값에 팔아치우고 하느님 앞에 소중하지도 않은 것을 크게 부풀려서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 참된 하느님을 위해서 무언가를 내어드리는 것을 가로막고 속이는 자들을 위해서 봉사하게끔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힘없는 자와 빈곤한 자를 값도 안되는 것으로 사들여서 제 맘대로 부리려고 들고, 또 정작 자기 자신에게도 쓸모없는 지스러기 밀은 값비싼 것으로 둔갑시켜 내다 팔려는 자들입니다. 참된 자비, 희망, 사랑과 같은 내적 가치에 목말라 있는 자들에게 영적 두려움을 전가해서 그들에게서 온갖 남은 기운을 다 뽑아내려고 들고, 정작 자신도 배우기 싫어하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이 전혀 선해지지도 않는 엉뚱한 지식들을 성경의 가르침인 양 전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헛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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