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우자를 찾고자 상대를 바라볼 때에 많은 것들이 눈을 가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조건’이라고 간주하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사랑의 지속은 그 조건의 지속과도 같습니다. 조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사랑이 지속되는 것이고 그 조건에 심각한 피해가 가해지면 둘의 사랑은 흔들리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 가정에는 바닥을 드러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모래밭에서 모래성을 무너뜨리듯이 우리가 상정한 조건들을 이리 저리 흩어보면 그 바닥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신앙인들은 그 바닥에서 ‘하느님’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너지지 않는 바닥’, 즉 ‘반석’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이 반석이 없는 이들은 아무리 최고의 조건을 찾았다고 할지라도 위태로운 건축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번지르르한 건물을 쌓는다고 해도 축대가 무너지면 그 건물은 서 있을 수 없습니다. 무너지고 말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튼튼한 축대를 기초로 집을 지어야 합니다. 가정은 그렇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뒤늦게서야 이를 깨닫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늦게라도 깨닫는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적지 않은 이들이 눈이 가리워진 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상대가 가진 것을 사랑할 뿐 진정으로 상대를 사랑해 본 적이 없는 위태로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이는 비단 인간관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 전체에 해당하기도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무엇으로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그 일이 최종적으로 나에게 어떤 것을 안겨줄지가 결정됩니다. 아무리 높은 탑을 쌓더라도 근본이 무너져버릴 탑이라면 나에게 남는 것은 절망 뿐일테니까요.
여러분의 기초는 어디에 놓여 있습니까 ? 세속적 성공이 여러분에게 기쁨을 보장한다고 믿으시는지요? 저는 하느님과 그분의 외아들의 이름에 희망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제 희망이 반드시 보상 받으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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