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알다시피,
여러분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헛된 생활 방식에서 해방되었는데,
은이나 금처럼 없어질 물건으로 그리된 것이 아니라,
흠 없고 티 없는 어린양 같으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그리된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구절은 이것입니다. 성경은 '헛된 생활 방식'이라는 뚜렷한 표현을 씁니다. 이는 생활 방식이 다양할진데 그 가운데에는 참된 생활 방식이 있고 반대로 헛된 생활 방식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참된 것과 헛된 것의 기준점은 의외로 단순하고 간단하며 명료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참된 분이시고 그분에게서 벗어나는 모든 것들을 헛되다고 봅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이 칭송하는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근본적으로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있는 것이면 그것은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 즉 헛된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우리는 비슷한 체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대를 풍미하는 수많은 유행들이 왔다 가지만 그 순간에는 더할 나위 없이 대단한 것으로 칭송받던 것들이 지나고 나면 그 시절의 유행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근본적으로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입니다. 이 점을 주목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은연중에 이러한 헛된 것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됩니다. 사실 집안에서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부모의 거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크게 내면에 자리잡는 것은 '가치관'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에는 하느님에 대한 관념과 그분을 섬기는 태도와 같은 것들이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이 없는 부모는 자녀들에게 그것을 주지 못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부모가 평소에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자녀들은 보고 배우게 됩니다. 자신이 아끼는 옷은 너무나 고귀하게 대하면서 그 옷을 얼룩지게 만든 아이를 사정없이 두드려 패는 어미를 보고 자란 아이는 '물건'에 대한 집착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반대로 언제나 하느님 앞에 기도할 줄 아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가장 큰 어른으로 모시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그 누구가 보고 있지 않아도 바르게 삶을 가꾸어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됩니다.
여기 모인 우리들은 하느님을 알고 따릅니다. 우리는 그 조상들의 헛된 생활 방식에서 해방된 이들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 해방이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그리 되었다고 가르칩니다. 여기에서 자연스런 의문이 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직접 뵌 일이 없고 당연히 그분의 피는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그분의 피가 우리를 해방시킬 수 있다는 말일까요? 따라서 이 말씀에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피는 성경 안에서 '생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생명은 다양한 차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장 떠올리는 생명은 우리의 목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성경의 근본적인 생명은 영원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무언가를 잘못한 사람은 그 벌을 받게 되고, 나아가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은 죽음으로써 그 죄를 기워갚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그 죄를 대신 갚겠다고 하고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면 원래 죽어 마땅한 사람은 죽을 위험에서 되살아나게 됩니다.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대속이라고 하고 희생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는 그 희생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게 될 때에 우리는 죽음의 운명에서 영원한 생명의 운명으로 건너가게 되는 것입니다.
"은이나 금처럼 없어질 물건으로 그리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지닌' 것이 우리를 구해줄 듯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여러분의 '지상의 생명'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 주고 안락하게 만들어 줄 뿐, 결정적으로 그것이 생명 자체를 연장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료행위를 받는다 하더라도 아무리 좋은 건강식품을 먹는다 하더라도 생명의 종말을 지연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사실이 근본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정해준 시한을 살다 가는 것 뿐입니다. 결국 우리가 외적으로 소유한 것은 우리를 구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오직 진정한 생명을 지니신 분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선물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 생명의 선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전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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