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말라 3,2-3)
하느님을 정면으로 마주할수록 우리는 그분의 힘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우리 안에서 믿음이 커질수록 그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초등학생이 자기 삼촌이 어떤 직위의 사람인지 모르고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면서 한참을 까불다가 나중에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을 구하면서 삼촌이 실제적으로 지닌 지위를 깨닫고 숙연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헌데 그 하느님은 단순히 한 사람을 당신의 위업으로 억누르기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이지요. 하느님은 한 사람을 진정한 자유로 이끄십니다. 헌데 그 과정에 우리 안에 남아 있는 불순물들이 떨어져 나가니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탐욕, 이기심, 교만, 원환과 같은 것들이 하느님을 만나면서 맹렬히 불타오르게 됩니다. 활활 타오르는 난로에 물방울을 떨어뜨린 것과 같은 모양새로 그러한 것들은 난로에 닿으면서 순식간에 끓어오르고 증발하게 되지요. 하지만 물을 머금은 과일이나 스펀지는 물이 완전히 빠져 나가 바삭하게 마를 때까지 김을 피우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이라는 사랑의 난로를 만나 우리 안에 있던 불순물들을 증발시키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성경 말씀처럼 정련이 되는 것이지요. 그것을 올바르게 견디는 사람이라면 그는 순수함을 회복하고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이가 그것을 견디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가운데에는 떨어져 나간 이들이 생기게 되었지요.
우리가 하느님을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으면 우리는 온전히 순수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흠도 티도 없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용기를 잃지 말고 희망을 품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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