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이들은 주님 안에서 기쁨에 기쁨을 더하고,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포악한 자가 없어지고 빈정대는 자가 사라지며, 죄지을 기회를 엿보는 자들이 모두 잘려 나가겠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송 때 남을 지게 만들고, 성문에서 재판하는 사람에게 올가미를 씌우며, 무죄한 이의 권리를 까닭 없이 왜곡하는 자들이다. (이사 29,19-21)
겸손과 가난에 대한 찬양, 그리고 포악함, 빈정거림, 죄지을 기회를 찾는 이들에 대한 심판이 뚜렷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이는 때가 이르면 반드시 이루어지게 될 일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올바로 아는 사람이고 일부러 헛된 드높임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제자리에 충실한 사람은 훗날 우리가 들어높여질 자리에 가서는 엄청난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마치 제가 원래 한국에 있었더라면 전혀 느끼지 못했을 기쁨을 볼리비아라는 곳에 머무르다가 돌아오게 되면서 새로이 발견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체험이 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가지지 못한 이들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은 필요한 것조차 쉽게 가질 수 없는 이들을 말합니다. 단순히 재물의 유무가 아니라 내면의 마음의 문제입니다. 가질 마음이 없는 이들, 그래서 마음이 가난한 이들입니다. 이런 이들은 참된 소유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즉 하느님을 얻게 되겠지요. 모든 것을 창조하신 분과 마주하게 될 때에 가난한 이들은 그 거룩하신 분 안에서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반대의 자리입니다. 포악한 자들은 다른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이들, 즉 자신의 지배욕과 이기심을 참지 못하고 타인들을 짓누르는 이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본래의 위치, 즉 나약한 한 인간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면서 괴로워할 것입니다.
빈정대는 자들은 타인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고 또 옳은 일에도 시기와 질투로 반발하는 자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사사건건 빈정대면서 올바른 일을 하려는 이의 의기를 꺾곤 하지요. 이런 이들은 훗날 진리이신 분, 모든 것을 좋게 만드시고 서로 도와 조화로이 살아가게끔 만드신 분을 만나면 수치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죄지을 기회를 엿보는 자들은 말 그대로 선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죄스러운 것 근처에 가서 그 쾌락의 달콤한 맛을 보려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소유하려 들 것이고 육신의 쾌락에 관심이 많을 것이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순수한 선이신 하느님, 그리고 그 선으로 세상을 만드신 그분의 섭리를 접하게 되면 자신들이 의도하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수치스러운 일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내면을 잘 살펴 이러한 부분들, 즉 교만하고 능력 이상으로 부유해지기를 바라며 포악하고 빈정대고 죄지을 기회를 찾으려 하는 부분들을 사전에 싹을 자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림의 시기는 빛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바로 이러한 작업들을 하는 시기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