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소 미사 갔다가,
시골 사람들에게 준비한 '운명'에 대한 강론을 하면서
우리 자신의 의지를 하느님께 맡기면
당신께서 우리의 의지를 들고 쓰시기 때문에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솔직히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사람들은 남미 중에서도 가난한 나라 볼리비아에,
그 중에서도 가난한 동네인 시골에,
오직 하느님께만 모든 걸 맡기고 땅을 부쳐먹고 사는 사람들인걸...
비만 오래 와도 농작물을 모두 망쳐 버리고,
가뭄이 오면 정말 마실 물이 없어 소들이 쓰러져 죽는 판국에...
그래서 내가 장담하듯이 이야기했다.
'여러분들 가운데 당장 내일 먹을 거 떨어지면 저한테 전화 한통만 하세요.
제가 먹을 거 사들고 올께요. 당장 내일 입을 옷이 없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구해올께요. 당장 비를 맞고 자야 한다면 전화하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볼께요. 제 수중에 있는 돈으로 처리하고 안되면 제 고국에 연락해서 이야기할께요. 여기 사람들이 [정말] 먹을 게 없어서 죽어가요. 그럼 어떻게든 도와 주실거예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한 장담을 지킬 생각이다.
그런 고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네들이 정말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곳이 없을 때는 언제라도 도와주시리라고 믿는다. ㅎㅎㅎ 하지만 이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일들은 극히 드물게 일어나고, 또 설령 일어난다 해도 내 선에서 끝낼 수 있는 문제들이다.
글로벌한 시야에서는 좀 더 넓고 큰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실 당장 죽는 이들은 당장 곁에 있는 이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어떻게든 도와줄 수 있다. 범위가 확대될수록 기반을 챙겨주는 일에 신경써야 한다.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해주고, 더 나은 교육에 신경쓰며, 의료수준 향상에 신경써야 한다. 그 가운데 나는 사람들의 '영성'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시작하는 자선무료병원이 우리 동네에 생겼으면 좋겠다.
비단 볼리비아 뿐만이 아니다. 여러분들 손이 닿는 곳이면 조금씩이라도 마음을 써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사랑의 사업은 이미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