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요한 20,26)
부활 후에 예수님의 인사는 ‘평화’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간직하거나 누릴 줄을 몰랐고 이는 부활이 있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평화를 선언하시고 기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너무나도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평화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다투고 싸우고 하면서 평화를 얻는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폭풍우 속에서도 평화를 누리는 분이었습니다. 이런 결정적인 차이점이 그분의 평화를 제자들이 누리지 못하는 이유가 됩니다.
주님의 평화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즉,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 모두를 선으로 만드시어 그분을 찾는 누구에게나 당신을 내어 보이시고 길을 인도하시며 영원한 상급을 약속하신다는 그 근본적인 신뢰에서 평화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국 마음 속에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 평화가 머무를 자리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주변 상황에 민감하여 뭐든 조금만 자신의 성미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금세 불안해지고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그들은 평화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어야 합니다. 바로 그 믿음에서 진정한 평화가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그 믿음, 우리의 지상의 이 삶이 하나의 순례의 기간이라는 것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에서 우리의 평화가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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