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여러분,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로마 8,12-13)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미 경고한 그대로 이제 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저지르는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갈라 5,19-23)
성경은 서로 설명합니다. 육의 행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 결과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뚜렷하게 드러내어 주고 있지요. 육의 행실을 저지르는 자들은 죽게 될 것이며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령의 힘을 따라 사는 사람은 살 것이며 그들이 하려는 행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의 삶이 어둠에 속해 있을 때에 이런 종류의 성경 구절을 읽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즉, 술을 좋아하는 데 흥청대는 술판을 조심하라는 글귀를 읽는다든지, 아니면 누구를 죽도록 미워하면서 격분하고 적개심에 사로잡혀 있는데 이런 성경구절을 만나게 되면 상당한 내적 불편함을 느끼지요.
그래서 우리는 진정한 신앙생활에서 멀어져 헛된 신앙생활에 빠져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헛된 신앙생활은 신앙의 외적 틀은 유지하지만 내적인 요소들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신앙생활, 아니 종교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런 종류의 종교활동은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유지해 오던 것이고 절대로 성령의 움직임에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더 소중한지 분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따라 열심히 살고자 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이들의 도움은 거절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자신들의 삶이 이미 어둠에 잠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끼리 세력을 형성하고 서로 귀에 듣기 좋은 말만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다가오는 유혹이 바로 헛된 가르침의 유혹입니다. 즉, 귀에 달콤한 가르침이자 거짓 예언자들의 가르침이지요. 그리고 그들은 그 가르침을 따라서 길을 엇나가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분별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분별하기 싫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이전의 삶에 계속 몸담고 싶어하기 때문이지요. 나는 여전히 내가 가진 것을 버리기 싫은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런 육의 행실은 우리에게 죽음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