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있으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현대의 세태에 대해서 말하자면, 지금 젊은이들이 막연히 떠올리는 꿈만 같은 여행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멋들어진 여행지에 가서 조용히 기쁘게 머물다가 오는 것, 그것은 여러가지 난점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가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공항에서의 여러가지 성가심과 막상 여행지에 도착해서 겪는 언어적인 문제와 현지인들과의 문화적 충돌, 그리고 뭐든 먹어야 하기 때문에 들러야 하는 현지 식당에서의 구체적인 여러 소소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여행을 추천하는 방송이나 서적 따위에서는 절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여행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아니면 적어도 자신이 적어 놓은 여행 서적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아주 예쁘고 좋은 것만 묘사하기가 일쑤인 것입니다.
진정한 여행이라는 것은 나 자신의 확장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행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은 사실 다른 나라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의 환경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즉, 지금부터 내가 다른 이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또 무엇이든 배울 마음이 있다면 나는 이 세상을 여행하듯 살아가는 것이고 그러한 차에 행여라도 다른 나라를 체험할 기회가 생긴다면 기꺼이 그 다른 문화에로 나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내면을 준비하지 않은 채로 그저 환경만 바꾼다고 그것이 여행이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때로는 여행 내내 투덜거리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남미에서 살다와서 모든 것이 좋아 보이기만 하는데 그는 더 좋은 나라에 살다 와서 지금 머무는 여행이 너무나 맘에 안드는 것이었지요.
우리의 삶 그 자체를 하나의 여행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파랑새는 결국 집 안에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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