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라.
너무 어렵다.
말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육화의 신비', '신앙', '그리스도론', '케리그마'
도무지 뭔 소린지 알 수가 없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해서
사람들에게서 더 거리를 떼어놓고 있다.
진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라.
물을 따라 마시라고 준 잔에
더 이상 금칠을 하지 말라.
행여 도금이 벗겨질까 겁이 나서
늘상 닦고만 앉았는데,
그 가운데 목마른 군중은
갈증에 허덕이고 있다.
더군다나 잘 모셔 두었다고 생각한 그 잔은
녹이 슬기 시작해서,
물 조차도 마시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신앙은 삶으로 녹아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는거다.
짠 맛을 잃어도 큰일이지만,
녹지 않아도 큰일인거다.
진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라.
현학적인 말로 진리를 감추지 말고
빛을 등경 위에 올려두어 사람들이 보게 하라.
그러자니 가진 게 너무 많구나.
지켜야 할 게 너무 많구나.
이 역설을 어찌한단 말이오.
상아탑을 쌓아놓고
식견이 있는자는 배우라며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될 시기가 되었다.
사람들이 길을 잃고 헤메고 있고,
진리를 찾다가 어설픈 것들을 만나 속아 넘어가고 있다.
진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라.
오늘의 사제들의 사명이 될 터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 교회를 살리는 길이 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