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 미사 갔다왔다.
진이 쏙 빠지는 느낌이다.
세례도 같이 있었는데, 8명의 아이가 세례를 받았다.
"만원짜리를 1살짜리 아이에게 쥐어주면
값도 모르고 가지고 놀다가 크레용으로 그림 그리고 찢어 버리고 맙니다.
영적인 것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아무에게나 줬다가는 그 가치도 모르고 어딘가 내던지고 말겁니다.
세례를 받겠다면 적어도 세례의 가치는 알고 계셔야지요.
일단 쉬운 비유 하나부터 들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물로 뭘 하지요?
네, 세수합니다. '씻어내지요'.
그 다음에 식당에 밥 먹으러 가서는 물을 가지고 뭘 할까요?
네, 마십니다. '생명을 얻지요'.
강에서 수영하다가 힘 빠지면 어떻게 되지요?
네, 빠져 죽습니다. '죽음을 체험합니다'.
이렇게 물은 '죽음', '정화', '생명'의 세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세례를 통해 얻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세례로 헌 인간을 죽이고,
정화된 다음,
영원한 생명을 얻지요.
이 정도만 알아 두셔도 충분합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무죄하니,
책임은 여러분, 부모님들과 대부모님들의 것입니다.
아이들의 신앙을 잘 이끌어 주십시오.
신앙은 말로 잘 전해지는 게 아니라,
삶으로 더 극명하게 전해집니다.
술 마시고 아내를 패는 아빠에게서 자란 아이는,
자기도 자라서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여러분이 신앙을 사시고 그 신앙을 전해 주십시오."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간만에 세례 때문에 공소에 사람이 많이 왔길래,
온 힘을 다해서 가르쳤더니
진이 빠져 버렸다.
하지만 육체적 피로야 회복하면 되는거고,
영혼이 안타깝다.
성경의 표현대로 '목자 잃은 양들'같은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
예수님은 현세적인 것들로 걱정하지 말라 했는데,
하늘의 새들과 꽃들을 보살피고 입히시는 분이 당연히 우리도 보살피신다고 하였는데,
이노무 인간들은 세상 걱정을 사서 하고 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의'를 구하라.
나머지는 다 곁들여 받게 된다.
'인간의 의(義)'와 하느님의 의(義)는 분명히 다르다.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ㅎㅎㅎ
용기를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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