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창조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 하시면서
가장 바라셨던 것은 '당신이 보시기에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창조 가운데
'다양함'을 주셨고,
그 다양함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질서'를 주셨습니다.
나아가 하느님이 인간을 만드시면서,
인간 사이에는 '관계'를 창조하셨습니다.
이 '관계'는 서로 상호보완적인 것입니다.
창조의 근본인 다양함과 질서 속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었습니다.
'다름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인간들은 이 '다름'을 지배의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역사 안에서 주로는 '남자들의 강함'이 '여자들의 나약함'을 지배해 왔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실제로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 중에는 '여자'들이 뒷배경에 숨어 있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하느님이 서로 도우라고 주신 소중한 특성들이
인간들의 탐욕으로 잘못 사용되어
양측이 모두 피폐하게 되는 결과를 낳아 버렸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의 유약함 동안 부모는 자녀를 돌보고,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그 천진함과 유약함에서 오는 기쁨을 만끽하도록 해 줍니다.
반대로 부모가 늙어 유약해지면 자녀들이 부모를 돌보고
또 어른들은 지혜로써 자녀들을 다스리도록
하느님께서는 시간과 자연의 순리를 통해서 안배하셨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이런 관계들 또한 역이용해 버렸지요.
젊고 힘이 있다고 아이들을 다그치고,
늙고 병들었다고 웃어른을 깔보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잊고, 자신이 결국 이르게 될 미래를 무시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결과물들을 고스란히 되받고 있지요.
하느님께서 이루신 것들은 다 좋은 것들이었는데,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 하느님을 뛰어 넘고자 하면서
우리가 가진 능력들을 과대평가하고는 서로 돕고 보완해주기는 커녕
서로 잡아먹으려 드는 지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가족관계' 안에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창조의 질서들을 회복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시급하게 바뀌어야 할 존재들은
가정의 우두머리인 '가장'들입니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이들은 '아버지'가 되어야 할 것이고,
아버지가 없는 곳이라면 '어머니'들이 이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중심의 가장 힘 있는 자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아버지는 아내를 극진히 자기 몸 처럼 사랑하고,
자녀들을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가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길로 걸어가는 데 있어서 반석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어머니'들입니다.
어머니들은 그 특유의 섬세함으로
가장인 남편을 보좌하고, 그를 머리처럼 섬겨야 합니다.
가장이 제시하는 방향을 따르고, 사랑과 지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 나가야 합니다.
남편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살림을 성실히 꾸리고, 웃 어른들을 돌보며, 자녀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야 합니다.
자녀들은 이런 부모님들에게 순명해야 합니다.
자녀들의 순명은, 부모들이 그럴 만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명에 기반한 것이어야 합니다.
'부모에게 순종하라'는 계명을 받들어,
그가 좋든 나쁘든 살아계신 동안 열심히 섬겨야 합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노인들입니다.
이들은 삶에서 얻은 '지혜'로 젊은이들에게 성심껏 충고해 주어야 합니다.
자녀들을 귀찮게 하지 말고,
인내로이 모든 걸 참아 견디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하느님께 바치면서
그 지혜로 가정의 영적 지주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정 안에 마련하신 하느님 창조의 질서입니다.
이대로 사는 가정은 하느님께서 바라보시면서
'보시니 좋았다'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