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루카 19,8)
자캐오는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였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주님, 그리고 저처럼 일하는 다른 세관장들을 주님 앞에 고발합니다. 그들은 곧잘 다른 이들을 등쳐먹으며 거짓으로 돈을 횡령하고 아주 사악하고 게으르고 탐욕스런 집단입니다. 그러니 주님 앞에 그들을 고발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제가 나서서 그들의 잘못을 빈틈없이 찾아내고 그들의 죄상을 만천하에 드러내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부드럽지만 엄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캐오야. 멈추어라.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네가 고발하는 그들의 잘못들을 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거라.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너의 집에 와 있고 너와 함께 식사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집중하고 있다. 나는 너의 잘못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심판하지 않고 오히려 너를 기다렸다. 내가 바라는 것은 너의 회개이고 그것은 먼저 말한 것들로 충분하단다.
자캐오야. 내가 바라는 것은 세상이 불타오르고 모든 악인들이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돌이켜 회개하는 것이다. 나는 병자를 찾아 고치러 온 의사이고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선한 목자란다. 너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죄인이었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군중들 사이에서 너를 비난하거나 헐뜯지 않았다. 그러기에 너는 나를 받아들였고 너는 스스로 회개를 이루었다.
너희는 서로 용서하여라. 누가 네 뺨을 때리거든 다른 뺨도 대어 주고 누가 천 걸음을 가자고 하거든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너희가 세상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거라. 그러나 너희는 스스로 심판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올바른 일을 분별하는 것, 그리고 너희들의 의무를 실천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다른 이를 심판하는 것은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둘 수 있기를 바란다.
너희는 하나가 되어라. 너희들이 스스로 갈라지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형제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가서 충고하고 고쳐주도록 하여라. 그가 듣지 않거든 다른 이를 데려가고 그것마저 거부하면 둘 이상의 증인을 데려가고 그마저도 거부하면 결국 공동체에서 제외시키도록 하되 그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조심하여라.
자캐오야 오늘 나는 너희 회개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행복하단다. 너는 앞으로 빛이 되어 네 주변을 바꾸도록 노력하거라. 하느님은 사랑이시란다. 하느님은 그 누구도 멸망하기를 바라시지 않으신다. 그러니 너희도 그런 하느님의 마음을 본받아 사람들을 사랑하고 인내로이 기다리는 법을 배우도록 하여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