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마태 8,10-11)
백인대장은 로마인이었습니다. 즉 유대인들의 율법의 굴레에서 ‘제외된’ 이였습니다. 그는 율법을 알지 못했고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하느님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이방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알고 있었고 그분을 마음 속으로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분을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이 신뢰는 단순한 친구 사이의 신뢰를 넘어선 ‘신앙’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넘어서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백인대장은 예수님에게서 초월적인 존재, 즉 하느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인대장은 그 초월적인 존재와 그분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으로 이용해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청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기 가족을 위해서도 그것을 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거룩한 신앙을 바로 자신의 종의 안녕을 위해서 드러내었습니다.
나아가서 그는 자신의 현실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님에 대한 신앙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주님에게 오실 필요가 없다고 그저 한 말씀만 하시라고 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감탄을 금치 못하십니다.
세상에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들이 수두룩하고, 또 ‘그리스도인’이 아닌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우리는 그런 이들을 우리의 신앙의 테두리에서 제외시켜 놓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가르치는 교리도 알지 못하고 우리가 고백하는 하느님에 대해서도 알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것, 진실한 것, 참된 것에 대해서 마음이 열려 있는 이들이 있고 그러한 것들을 찾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소위 가톨릭 신자들,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사랑은 커녕 서로 증오하고 시기하고 다투고 싸우는 중에 교리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지만 이미 선을 실천하고 정의를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여기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런 이들을 반드시 불러 모으실 것입니다. 그들은 동쪽에서 또 서쪽에서 모여와서 같은 잔칫상에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 스스로 울타리 안에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던 이들은 밖으로 쫓겨나 가슴을 치며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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