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심판의 영과 불의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 오물을 씻어 내시고, 예루살렘의 피를 닦아 내신 뒤에, 시온 산의 모든 지역과 그 회중 위에 낮에는 구름을, 밤에는 타오르는 불길로 연기와 광채를 만들어 주시리라. (이사 4,4-5)
여행사에서 준비하는 여행을 가면 언제나 가이드가 있게 마련입니다. 여행 가이드는 관광지에 익숙한 사람으로 모든 일의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전에 필요한 것을 챙겨주고 예상되는 위험에 준비하게끔 하고 여행객들이 다른 엉뚱한 것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막아 관광의 핵심에 집중하도록 도와주지요.
우리 신앙 여정에도 가이드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엉뚱한 데에 쏟아버릴 에너지를 아끼게 만들고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도와주게 하지요. 물론 가이드가 없이도 여행을 다닐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사전 정보는 알아보는 법입니다. 하다못해 여행지 지도라도 들고 있어야 하지요.
이처럼 하느님을 찾는 이들도 저마다의 가이드, 혹은 지도를 들고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가이드는 바로 하느님 당신 자신이겠지요. 당신만큼 당신 자신을 잘 아는 분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 스스로 가이드가 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외아들을 보내주신 것이지요. 바로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여행객들 중에는 가이드를 따라 다니는 것을 엄청 싫어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신앙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신앙의 가이드, 즉 예수님에게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지요. 그들이 가이드를 떠나서 손에 쥐게 된 지도 역시도 가이드가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여행과 신앙의 여정은 사실 전혀 다른 것입니다. 여행은 싫으면 안가도 그만이고 또 여행은 그 종류에 따라서 아주 간단한 여행부터 복잡하고 험난한 여행까지 다양한 것이 존재하지만 우리의 신앙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 더불어 한 번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여정, 우리의 삶의 여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 필요한 도움을 합당하게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구름과 불기둥은 과거 이스라엘이 광야의 생활 중에 그들을 인도하던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우리의 신앙의 여정 중에 길을 인도하시는 성령을 상징하지요. 그 성령을 담고 활동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세상의 참된 목자들입니다. 우리에게는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의 여정, 우리의 신앙의 여정은 누구나 초행길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구름과 불길을 잘 따라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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