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은 성실히 일한 사람이 얻는 결과물을 상징합니다. 농부는 열심히 땀흘려 일한 값으로 곡식을 얻어내지요. 그에 반해 포도라는 것은 취하는 술을 만드는 재료로 쾌락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쾌락에 빠져 흥청망청 시간을 보내곤 하지요.
그리고 수확을 담당하는 두 사람이 보내집니다. 한 분은 사람의 아들과 같은 분으로서 곡식의 추수를 담당하고 다른 이는 불에 대한 권한을 지닌 천사로 포도의 수확을 담당합니다.
헌데 포도를 수확한 천사는 그 포도를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져 넣어 버립니다. 아마도 포도는 거기에서 짓밟히고 산산조각이 나겠지요. 마찬가지로 쾌락의 종으로 살아온 이들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 넣어져 산산이 부스러질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열매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자신들이 빨아낸 양분을 축적해 두지요. 아무 이유 없이 거저 이루어지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저마다의 기호가 있고 그 기호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합당한 것을 얻어냅니다. 탐욕스런 사람은 재물을 얻어내고 명예에 목마른 사람은 인기를 갈구하고, 남을 지배하는 것을 즐기는 이는 권력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하느님을 얻게 되지요.
그렇게 얻은 것으로 자신의 내면을 채워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채운 것은 열매로 드러나게 되지요.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가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 속한 이가 하느님의 열매, 즉 진실과 선의와 사랑과 기쁨과 희망을 지니지 못하고, 또 반대로 하느님에게 속한 이가 흥청대는 술잔치와 탐욕, 방탕, 위선에 빠져 살지는 못하는 법입니다.
그렇게 한 인간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자신을 채워나가고 결국 열매는 무르익게 됩니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곡식이 되거나, 혹은 분노의 포도확에 들어갈 포도가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악인들의 열매를 부러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포도는 탐스럽지만 짖이겨질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즐긴 쾌락을 바탕으로 고통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 천사가 땅 위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들이고서는,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져 넣었습니다.(묵시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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