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규정이라는 것은 외적 엄격한 법률 준수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규정의 근본은 빛이신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헌신으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열매로 그 사람을 알아보라고 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가 맺는 열매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이 열매가 외적인 표상들로 드러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외적 신심행위에 더욱 집착하고 기도의 횟수를 헤아리며 남에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잔뜩 지닐 때에 소위 '거룩해진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믿음 속에서 율법이 형식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정작 거룩함이나 영성에는 일절 관심도 없으면서 성당 봉사를 한다는 핑계로 집안 식구들에게 식사도 제대로 차려주지 않는 거짓된 이가 생겨나고 또 성당 일이라는 핑계로 절제없는 술자리를 거듭하는 악습에 시달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예수님의 겉모습은 언뜻 율법을 파괴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식일에 치유활동을 하면 안되는데 사람을 고치고 단식해야 하는 날 제자들과 또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고 있으니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율법도 모르는 한낱 무지랭이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신 분이십니다. 율법의 본질은 바로 하느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그 사랑에서 이어져 나오는 이웃을 향한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일련의 활동은 그것을 더욱 완성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림자는 빛이 강할수록 더 짙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악도 선이 강할수록 그 본질이 더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주변에는 유독 예수님을 증오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자기 자신의 어두움이 그분의 빛에 의해서 더욱 본질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언자는 자신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이 계명들 가운데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계명의 본질을 올바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