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2주 목요일)
커다란 진흙덩이를 구해 왔습니다.
틀에다가 돌리고 돌려 형태를 잡고
더 공을 들여 아주 섬세하게 모양을 세웠습니다.
거의 완벽한 꽃병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색을 칠하고 유약을 발랐습니다.
하지만 도가니가 준비되지 않아
구울 수가 없었습니다.
구워지지 않은 도자기는 공방 한쪽 구석에 놓여져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다 부스러지고 말아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실천이 없는 신앙은 이렇게 끝나버리고 맙니다.
공상으로만 끝나는 신앙의 운명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는 바가 있고 성찰한 바가 있다면
그것을 실천해 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이런 상황을 잘 아시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에게 그 기회를 주십니다.
내가 '인내'에 대해서 듣고 배울 기회가 있었다면
머지 않아서 그것을 실행할 기회를,
인내를 실천할 기회를 주십니다.
내가 '용서'에 대해서 듣고 배울 기회가 있었다면
머지 않아서 그것을 실행할 기회를,
용서를 실천할 기회를 주십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고, '희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이 듣고 배우는 게 수업료가 없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실제 삶 안에서 대단히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여러분의 수업은 말짱 꽝입니다.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매를 덜 맞을 수업을 한 셈입니다.
최근들어 저를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에 좋은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합니다.
우리가 툭툭 던져놓은 이것들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일상의 기회 속에서
실천 되어져야 할 날들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매를 맞는다면 저야말로 가장 매를 많이 맞아야 할 사람이 되겠지요.
제가 한 말들을 제가 어기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하느님 앞에 가장 못난 모습일 테니까요.
우리의 집은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우리의 반석은 '들은 것을 실행함'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미흡한 우리들이라 곧잘 쓰러지기 일쑤이지만,
그래도 실행을 여러번 시도해서 얻게 된 천상의 가치는
우리 내면에 아주 단단한 기둥을 세워 놓아
비와 강물, 바람으로 상징되는 왠만한 시련 따위로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교만한 마음으로 지어진 집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그 방법을 잘 알고 계시고,
우리의 겸손을 되찾기 위해서 우리가 공들여 세운,
모래 위에 세운 그 집을 허물어 버리실 것입니다.
바로 그 때 다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반석 위에 집을 다시 세우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