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쁨을 자랑합니다. 이런 저런 일로 인해서 정신없이 바쁜 모습을 보여줘야 마치 나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바쁜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의지대로 시간을 배분할 뿐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환경에서 미친듯이 바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유롭고 한가한 사람이 생겨나게 됩니다.
부유하고 힘있는 자들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시간을 내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속의 가치를 위해서 바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적 가치를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라는 주어진 한정된 자원을 저마다의 밭에 뿌리고 거기에서 열매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 게임을 한다고 정신없이 바쁘다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피식 비웃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놀이이기 때문입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일에 지나치게 헌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우리의 생을 두고 지나가고 나면 그닥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일에 헌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은 칠일째 날에 거룩한 휴식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거룩하게 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무턱대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결국 영혼을 갉아먹게 됩니다. 우리는 때로 멈추어 서서 내가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으며 나의 걸음은 올바른가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핸들이 고장난 자동차처럼 정처없이 달리다가 큰 사고가 나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부를 때에 바쁘지 않아야 합니다. 언제고 그분이 부르실 때에 ‘네’ 하고 응답할 여유를 갖고 살아야 합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우리 가까이 다가온 구원의 기회를 잃게 될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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