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나의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이사 49,14)
신앙생활이 농도를 더해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됩니다.
헌데 그 십자가라는 것은 결코 익숙해 질 수 없는 성질의 것이 됩니다. 세상에 ‘편안한’ 십자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시간이 가면 ‘십자가를 진다’는 것에 익숙해 질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로운 십자가는 새로운 고민 거리가 됩니다.
그러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유혹은 바로 위의 성경구절과 같은 것이지요. 그것은 바로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사실 적지 않은 성인들에게도 다가온 유혹이었습니다. 바로 이 사랑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내려놓으려는 유혹입니다.
사실 이러한 유혹은 아무나 겪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기 삶이 편하고 좋을 때에는 이런 유혹을 겪지 않습니다. 이런 유혹을 겪는다는 것은 그가 이미 상당한 십자가(자기 죄의 결과물이 아니라 십자가를 말합니다)를 체험하고 난 이후에 다가오는 것이지요.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 상의 외침을 기억합니다. 예수님도 비슷한 표현을 했지요. 그리고 그 가장 버림받은 느낌이 그분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이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용기를 내어 다시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이 바로 하느님의 위대한 일이 시작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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