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부족할 때에는 사랑이 드러납니다. 소통의 수단이 적을 때에 더욱 드러나는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둘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려 서로 소통하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이 아무리 잘 되어도 사랑이 없으면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사랑이 부족하면 우리는 서로 대화하지 않습니다.
바벨의 사건은 인간들이 자신들이 지닌 재주를 더하고 더해서 자신들의 교만을 들어높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들의 말을 흩어 버리셔서 그들의 악이 분산되게 하십니다. 왜냐하면 악은 같은 언어를 지닐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갈라진 외적인 언어는 그들의 갈라진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 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어 이 갈라진 틈을 메꾸어 주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서 온 인류를 예외없이 하나로 묶고자 하십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욕구를 드높이 들어 올리고 소통의 한계로 인해서 그것을 온전히 이루지 못합니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저마다의 바벨탑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욕구는 상대의 욕구와 부딪쳐 깨어지고 무너지지요. 이러한 가운데 신앙인들이 하나의 언어로 진정으로 모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배워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 혼란하고 서로서로 갈라진 세상에 하나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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