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마태 23,17)
육신의 눈의 상태에 대해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고 뜨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험삼아 눈을 감아서 하루 생활해 본다면 우리는 눈이 먼 상태의 불편함을 바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영혼의 눈은 어찌 알 수 있을까요? 영혼의 눈이 감겨졌는지 아니면 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육신의 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혼의 눈이 감겨 있다면 영혼의 불편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우리는 영혼의 눈의 상태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마르 7,20-23)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갈라 5,19-21)
이런 일들에 빠져 있다면 우리의 영혼의 눈은 멀어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너무나 자주 또 특별히 유혹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탐욕'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탐욕을 신앙적인 자리에까지 끌고 들어와 아주 교묘한 가르침으로 변질시킵니다.
즉 마치 거룩한 일을 하는 것인양 탐욕스러운 일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대표격이 바로 복음에 나오는 성전과 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6절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너희는 말한다.
이로 인해서 그들이 실제로 따르고 있는 주인이 드러나고 결국 가치관이 역전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는 당연히 '성전'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그 성전마저도 비용가치로 환산하게 만들어 버리는 '금'이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러한 탐욕에 사로잡혀 있고 이는 현대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당 안에서 각종 모임을 통해 다단계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사실 성당을 하나의 장사 수단으로 삼은 것일 뿐입니다. 또한 성당 안에서 정치적 세력의 연합을 도모하려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결국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섬기는 수송아지를 따르면서 교묘하게 성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눈먼 이들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육신의 눈이 멀면 육신의 불편함을 초래하지만 영혼의 눈이 멀면 영원한 생명을 잃을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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