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그분께서 하신 그 모든 영광스러운 일을 두고 기뻐하였다. (루카 13,17) 날이 많이 차가울 때, 아침에 운동을 나갔다 들어오면 몸의 온도와 손의 온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손으로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물이라도 몸에 갖다대면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물의 온도는 같지만 받아들이는 영역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참으로 많은 곳에 특강을 다니면서 저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반대의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전하는 말이 그때그때 다르다면 그 반응의 차이는 저의 몫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어디를 가든 같은 목적의 말을 한다면 결국 그건 받아들이는 이들의 온도차이입니다. 어둠의 행실을 버리고 빛을 향해 나아가자는 것이 제가 하는 말의 취지입니다. 하느님을 더욱 사랑하고 그분의 외아들의 십자가를 끌어안자는 것이 제가 가르치는 바입니다. 이제 이 노선을 바탕으로 두 부류의 사람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여전히 어둠의 행실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어떻게 하면 어둠을 끊어버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십자가를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십자가를 어떻게든 받아들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항상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었고 사람들은 흔히 양분되곤 하였습니다. 진정한 신앙은 등경 위의 등불과 같아서 숨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생각으로만, 사랑으로만 하는 신앙생활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그 신앙은 구체적인 삶의 현실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삶을 받아들이는 이와 거부하는 이가 생겨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빛은 언제나 빛의 속성 그대로 밝음으로 드러나고 공개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반면 어둠은 언제나 그 속성대로 숨어 지냅니다. 진리는 모든 이에게 공개적으로 드러내더라도 언제나 진리의 속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