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의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하느님'으로 나아가는 방향과 그 반대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그 방향을 설명하고 초대해야 합니다. 이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명료한 사실입니다.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여정 속에는 평화가 있습니다. 목적지가 같다면 출발지가 달라도 결국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나아가는 이들에게는 '평화'가 존재합니다. 마지막 목적지에 대한 동의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돕기도 하고 필요하면 끌어주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하면서 길을 걸어갑니다. 서로 조금 다를 뿐, 마지막에 만날 것을 알고 있기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각자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위해 일을 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 만나더라도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고 다정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움직임에 반대되는 방향이 있습니다. 바로 1독서의 흩어 버리는 목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양들을 모으는 데에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은 지극히 세속적인 사고 속에서 양들에게 이득을 취하고 정작 그들을 먹이거나 돌보는 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언뜻 굉장히 열심히 교회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 사이에 끊임없는 세속적 사고를 불어넣고 이간질을 조장하여 서로 다투고 싸우게 만드는 부류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내가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벌하겠다. 주님의 말씀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평화를 위해서 오셨습니다.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평화라는 것은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서로 뒤를 봐주는 이해관계에 얽매인 이들은 언뜻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이들은 언제라도 서로 수가 틀리면 머리 끄댕이를 쥐고 싸울 사람들입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불편함도 견디지 못하면서 지극히 신경질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은 하느님을 위해서 세속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서 하느님은 자신들에게 무한한 자비를 보여야 한다고 착각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참된 평화는 거룩한 영에게 순명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순명'이라는 것은 겉으로 듣기에는 아름다운 말처럼 들리지만 실천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말입니다. 순명한다는 것은 내 뜻을 꺾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오늘날의 교회 속에서 이런 순명을 제대로 실천하는 이들을 찾기란 마치 모래 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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