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에는 '죄'가 없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양심이 숨쉴 곳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실 죄에 빠져 있는 이들은 그 죄의 무거운 사슬이 자신을 계속 옭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것을 벗어날 길을 찾아서 '자기 합리화'나 '중독'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찾는 훌륭한 대체품은 바로 '심리학'입니다. 선과 악의 문제를 훌륭하게 대체해 줄 수 있는 과학스러운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악의 경향도 '~증후군', '~장애'라는 말을 붙이면 아주 훌륭한 변명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회피는 양측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자기 자신이 그런 면모를 가질 때에 그것이 병증이라는 핑계 하에 스스로의 양심을 위로시킬 수 있고, 또 반대로 그것이 내 가까운 사람에게 드러날 때에 마찬가지로 그것은 그의 일종의 장애이기에 변화할 수 없다는 식의 회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심리학의 유용성에 대해서 의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칼이라는 도구가 수술과 요리를 위해서 쓰일 때에는 사람의 생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칼을 들고 강도질을 하려고 할 때나 사람을 죽이려고 할 때에 그 도구는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심리학이라는 도구가 정말 사람을 살리려는 도구가 될 때에는 그의 심리적 영역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을 핑계로 '자유의지'가 해야 하는 역할을 회피하는 도구로 쓰기 시작할 때에는 위험한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줍니다. 인간에게는 죄가 있고 그 죄로 인해서 악이 만연하고 그 악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리고 바로 그 자유 안에서 사랑도 시작됩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을 통해서 선을 이룰 수 있으며 그 선은 사람들의 행복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 탓을 돌리기를 즐기는 이는 끊임없이 자신의 책무를 거절할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탓을 다른 것에 돌리고 돌리다가 최종적으로는 이 모든 것을 시작하신 하느님의 탓을 하면서 자신의 생을 저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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