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힘이 모든 것을 다 해 준다면 참 쉽고 편하겠지만 결국 우리에게 남아 있을 자유가 없기에 무의미한 일이 됩니다. 그 모든 덕과 공은 그 일을 한 힘의 주체가 소유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 각자가 모두 해내야 한다면 이건 또 이것대로 힘든 일입니다.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하기에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절묘함은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전적으로 위로부터 오는 '은총'으로만 일을 추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주장을 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 외부의 힘으로만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 구원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전적으로 위의 힘이 작용하고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장을 조심해야 합니다. 반면 우리는 자력으로 구원되지도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우리보다 뛰어나고 영원한 존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어두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구원되기에는 우리의 능력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은총의 강한 힘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런 구원의 길에 들어선 우리들은 그 은총의 힘이 끊이지 않을 수 있도록 나날이 스스로를 더 완성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상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더 나은 완전을 향해서 꾸준히 걸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완전을 향해서 성실하게 나아가면 때가 이르러 하느님의 은총의 손길이 우리를 당신의 영원한 행복으로 초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최대한 간단하게 줄여보자면, '하느님의 은총에 항구하게 깨어 있어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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