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래야 하는 일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컴퓨터에 숫자를 넣어서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해 냈다고 해서 그 컴퓨터를 ‘칭찬’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원래 그렇게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 초등학생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면서 성장해서 결국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이 대단하신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받은 분이지만 그 총애가 성모님의 의지를 지워버린 것이 아닙니다. 성모님은 선택하셔야 했고 하느님을, 그분의 구원을, 그로 인해서 스스로에게 다가올 수난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하면서 살아갑니다. 더 게으른 신앙인이 되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더 열심한 신앙인이 되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일에 한껏 빠져들어 지독히 세속화 되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성장하도록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모님의 ‘모범’을 가지고 있습니다. 2독서에서 말하는 ‘믿음의 순종’을 통해서 성모님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늘 바라시던 영원의 성전을 지을 수 있게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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