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는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돈주머니를 맡고 있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 넘겨 버립니다. 세상의 재화와 지식이 한 사람의 구원과는 정 반대로 작용할 수 있음을 똑똑히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오늘날은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총아가 있어서 원하는 정보는 뭐든 거기서 캐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우리를 영적으로 '성장'시키지는 못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알면 나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가질수록 마음의 평화가 오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돈을 벌어서 외국 여행을 가서 최고급 호텔에 숙박한다고 한들 마음이 평화롭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물질적인 세상과는 전혀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오직 유일하게 진리 안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리라는 것은 객관적인 정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참된 가치를 말합니다. 최고의 진리는 다름아닌 최고의 사랑입니다. 한 영혼은 오직 진정 사랑할 때에 안식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든 맛없는 음식을 먹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그 사람과 있는 그 자체가 좋은 것이지 나머지는 다 부수적인 것일 뿐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이 사랑 가운데에서 오직 최고의 사랑에 다가설 때에 진정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오직 하느님에게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엄마고 아빠고 형제일지라도 유한하고 부족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의 사랑 안에서 쉴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은 세상 안에서 전쟁을 하며 살아갑니다. 더 높고 더 나은 것을 추구하면서 언제나 마음이 불안합니다.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느낌이 들고 아무리 올라가도 모자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다는 그렇게 예수님을 넘겼습니다. 유다의 기준으로 예수님은 처음엔 기적을 일으키는 획기적인 인물이었지만 나중에는 실패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런 예수님을 일으키셨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영원한 왕좌에 앉히셨습니다. 오늘날에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세상은 여전히 신앙인들을 증오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신앙인들, 즉 하느님의 마음을 따라 살려는 이들을 탄압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일으켜질 것이고 그 때에 세상 사람들은 말문이 막히게 될 것입니다.
성주간은 바로 그 신앙인들이 뒤따라야 하는 길을 제시하는 주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걸어가신 길을 우리도 뒤따르면서 걷겠노라고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이 길에 온 마음을 다해 동참할 때에 비로소 여러분은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부활 역시 일 년의 하루, 매년 반복되는 무언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룩한 주간, 온 마음으로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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