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말은 우리가 의지하는 이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우리는 모두 ‘아버지’를 지니고 있었지요. 그분의 수고와 희생으로 우리가 필요한 것을 얻고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우리가 의지하는 존재가 변화하게 됩니다. 누구는 자신의 회사를 의지하게 되고 또다른 누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명예에 의지하게 되지요.
그 가운데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가 있습니다.
드러난 일만 볼 수 있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 세상의 아버지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 세상의 아버지 앞에서는 그 아버지가 원하는 모습을 잘 드러내기만 하면 됩니다.
실제 가정에서는 엉망 진창인 삶을 영위하면서 직장에만 가면 멋진 부장님으로 변모하는 경우, 평소 행실이 너무나 제멋대로이지만 연애를 하는 동안만은 매너 있게 변모하는 경우가 바로 그러한 모습입니다. 그 순간 순간만 제대로 대처하면 실제 나의 내면이 어떠한지는 전혀 상관없는 셈이지요.
그러나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 앞에서는 이것들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의 속내를 훤히 꿰뚫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그분 앞에서는 수많은 가식적인 행위가 무색하게 됩니다. 그분 앞에서는 오직 우리의 진정으로 변화된 내적인 모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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