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요나 이야기를 요나의 입장에서만 바라봅니다. 그러면 파란만장한 예언자의 삶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복잡다단한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반대로 니네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요나 이야기는 의외로 굉장히 단순합니다.
어느날 나타나 자신들의 일상을 파고든 한 인물이 이렇게 외치는 것입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이것이 전부였습니다. 뭔가 드라마틱한 일도 의미심장한 사건도 없이 단지 한 인물이 그들 가운데 서서 주님으로부터 전해진 예언의 말을 전한 것입니다.
니네베 사람들이 남달랐던 것은 바로 이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메세지를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 메세지를 신중하게 들었고 진지하게 응답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믿고 자신들의 그릇된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파고든 이 소소한 메세지에 자신의 길을 재점검하게 되었고 그것이 그릇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다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크게 신경쓰고 살지 않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 일이라며 이런 것이 대세라고 하면서 재물과 인기와 권력을 탐하고 누군가를 증오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고 악습을 실행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은 ‘예언자’를 보내십니다. 그러나 그 예언자의 메시지는 너무나 평범하고 소박하고 단순한 것이라서 우리는 그것을 너무나도 쉽게 무시해 버릴 수 있습니다.
표징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주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표징은 하느님이 드러내고 싶은 것이 표징입니다. 표징이 주어지지 않아서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읽을 생각이 없어서 없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오늘날에도 하느님은 표징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계시고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읽어낼 수 있습니다.
머나먼 나라의 한 왕이 지혜를 지니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혜를 얻고자 그 먼 길을 찾아온 남방 여왕, 쉽게 무시해 버릴 수 있었던 예언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은 니네베 사람들, 현대에도 들려오는 우리의 삶을 바꾸고자 시도하는 목소리와 그것을 듣고 삶을 바꾸는 사람들은 훗날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듣고도 바꾸지 않은 이 세대를 단죄할 것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맏지 못할 것이다.” (루카 11,29)
댓글
유투브 올려주신 빵집에 연락햇어요..
금욜도착한데요.. 저희 Pr.단원들과 맛나게 먹으려구요..
올만에 생사확인도 하구요~^^
좋은기회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수원교구신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