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자로 바른 재단을 할 수가 없듯이 어지러워져 있는 우리의 마음으로 '바른 회개'를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회개를 하는 데에는 위로부터의 손길, 즉 은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것도 은총의 힘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이 은총이 우리가 할 일을 모두 대신해서 회개를 이루어준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아이가 열이 나면 부모님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러면 부모님이 아이의 이마에 손을 대보고 병원으로 데려가 의사 선생님에게 맡기듯이, 자신에게 무언가 이상 증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힘에 자신을 맡기는 그 최초의 움직임은 다른 이가 알아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영적인 면에서 모든 것은 은총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은총으로 우리를 되돌리는 건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집나간 아들이 돌아왔을 때에 금가락지도 화려한 옷도 송아지도 모두 아버지에게서 무상 제공 되는 것이지만 그 돌아서겠다는 결심은 오로지 아들의 몫이었습니다.
현대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단순히 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아닙니다. 그 내면에는 사람들의 내적 영역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습니다. 비리가 일어나는 것은 탐욕 때문이고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내면에서 시작되는 증오와 죄악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것들이 내면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내면의 힘을 바로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 능력은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기에 우리는 그분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바로 '회개'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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