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상으로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상상 속에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 떠올리는 순간 그것이 현재화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내적 능력입니다. 우리의 영적 공간은 무한하며 그 무한함 속에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육신은 유한함을 바탕으로 창조되었지만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라 영원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훗날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지혜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쏟아부어질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궁금해 하던 과거의 모든 사건들을 현재처럼 체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거룩한 기억을 나누어 받고 영원을 살아오고 있는 천사들의 기억을 나누어 받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죽음 이후에 육체의 장막이 한계를 잃어버린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기억을 나누면서 그것을 새롭게 '현재화'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추어져 있던 진실이 그곳에서는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어둠의 요소는 끼어들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그곳은 승리한 이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그래서 모든 아픈 기억들도 치유된 형태로 우리에게 나누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기쁨을 현재화해서 나눌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위선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드러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한'을 품은 이는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가서 화해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 앞에는 지금 이 순간도 숨겨진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분께는 모든 것이 현재입니다. 자연은 그분 앞에서 순명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을 하루하루 성실히 살고 원한을 남기지 않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그렇게 합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을 숨길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음이 우리 안에 자리하는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