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교적' 젊은 청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 청년의 혼인에 대한 준비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젊음이야말로 힘겨움을 견딜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젊은 시기에 일찍 혼인을 해야 육아며 여러가지 현실들을 견뎌낼 충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고 늦게 결혼할수록 당연히 지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늦은 나이의 결혼으로 인해서 이미 지쳐있는 이들에게서 육아에 대한 힘겨움이 쏟아져 나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하느님께서 서로 이성에게 끌리고 하는 시기를 젊은 시절에 만들어 두신 건 분명 그 이유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가능하다면 아직 많이 젊을 때에 결혼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요."
물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더 했지만 위의 내용이 주된 핵심이었다. 그러자 그 청년이 한편 감탄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와, 일찍 결혼하고 애 낳으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고차원적으로 들어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렇다. 아무리 고상하게 표현했다 하더라도 요약하자면 한 사제가 젊은이에게 '일찍 결혼해서 애 낳으라'는 아주 상투적이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조금 달리 표현한 것 뿐이었다. 결국 속된 말로 나는 '꼰대짓'을 한 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저마다의 때가 존재하고 한 부부가 육아를 하고 삶에 전력으로 힘을 쏟는 데에는 '젊음'이라는 것이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을 기회 있는 대로 강조하고 싶다.
"주변에서 아무도 하지 않으니까 선뜻 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맞아요. 우리나라는 주변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하니까요. 다들 지금의 나이에 결혼하지 않는데 그 가운데 홀로 눈에 튀는 일을 하자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우리나라의 문화 역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봐요. 흔히 우리는 공동 평준화를 지향하는데 그 지향점이 공동 하향인 것 같아요. 누군가 잘 되면 서로 깎아 내리려고 안달인 거죠."
결혼은 가능하면 일찍 해야 한다. 그래야 그걸 견뎌낼 힘이 '젊음' 안에 존재하는 법이다. 늦어질수록 계산적으로 변하게 되고 현실을 따지게 된다. 우리는 인생을 모두 설계하고 계산해서 살지 않는다. 그건 보험 설계사나 하는 일이다. 저마다가 부딪혀 보아야 하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그래서 신학교도 젊을 때, 세상에 덜 물든 상태로 가는 것이 사실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젊음이라는 가장 소중한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음은 그저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악습에 빠지는 시기가 아니다. 젊음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