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한 17,14)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에 남겨놓으시면서 제자들에게 일어날 일을 소상히 알려 주십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 알려 주십니다.
빛이 다가오면 어둠은 물러갑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세계에서나 그렇게 단순한 일이 일어날 뿐입니다. 영적인 세계에서는 전혀 색다른 일이 일어납니다. 영적인 세계에서 빛이 다가오면 어둠은 단순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빛이 다가오는 이유는 돕고 살리고 생기있게 하기 위함인데 그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어둠에게는 자신을 죽이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적인 차원에서 어둠은 인간의 의지에 힘입어 활동을 하게 됩니다. 어둠에 감싸인 이들은 빛으로 다가오는 이들에 대항해서 그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고 최종적으로는 세상에서 지워 버리려고 합니다. 그들의 시기와 증오가 그 활동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들은 행복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도 행복하지 않도록 종용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괴로움을 당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아버지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괴로움 중에도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이한 모습이 그들을 세상에서 분리시키게 됩니다. 세상은 쾌락과 안락함으로 즐거워하지만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위해서 일하다가 박해를 받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으니까요.
앞으로도 말씀이 전해지는 자리에서는 언제나 똑같은 일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그들을 미워하겠지만 그들은 세상에 속하지 않으며 하느님에게 속한 자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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