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 20,21)
예수님은 평화의 인사를 하십니다. 제자들은 겁에 질려 죽을 지경인데 예수님은 오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다고 선언하듯이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선언이기도 기원이기도 한 인사입니다. 평화를 이미 누리고 있는 이에게는 선언이고 다른 한 편으로 평화가 없는 이에게는 기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화는 어떻게 주어지는 것일까요? 평화를 얻겠다고 전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말처럼 무력으로 상대를 억누르고 우리의 힘을 과시하면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우리의 힘이 남들보다 더 클 때에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그것은 평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잠재적인 억압상태일 뿐입니다. 억압을 당하는 쪽이 힘이 없어서 짓눌려 있을 뿐이지 평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평화는 전혀 다른 곳에서 시작됩니다.
진정한 평화는 오직 하느님만이 이루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만물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시는 분이시고 그 일을 이루도록 초대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누구든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일을 하는 사람은 평화 중에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평화는 오직 우리가 하느님에게 기댈 때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평화는 가장 힘든 시련과 환난 중에서도 누릴 수 있는 평화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평화의 근원이 외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길을 잃어도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난처한 상황에 있어도 하느님과 함께 머무르면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 평화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예수님을 보내신 것처럼 우리를 보내시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에게 돌리기 위해서 우리를 보내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한 평화를 얻으려면 바로 그 사명을 수행하면 됩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자리에 보내지게 됩니다. 아버지는 가정에게 일꾼은 직장으로 학생은 학교로 그리고 사목자들은 사목의 장소로 보내지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임을 증거하면 됩니다. 우리가 그 일을 할 때에 비로소 우리에게는 그 무엇도 범할 수 없는 참된 평화가 깃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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