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배고픔입니다. 사람이 배가 고프면 어떤 음식이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음식이 썩어 있지는 않아야 하겠지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독극물이 든 음식이나 몸을 상하게 하는 음식을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기본적인 음식이라면 배고픔은 그 음식을 참으로 맛있게 만들어줍니다.
다음으로는 우리의 생각과 욕구입니다. 즉, 배고픔 이외의 다른 욕구들이지요. 음식을 배불리 먹었는데 그 다음에 나오는 음식이 희귀한 것이고 값비싼 것이라서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느낀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밥을 먹어서 배는 터질 것 같은데 후식으로 초코케익이 나오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러한 생각과 욕구는 그 사람의 생활 환경 속에서 습득하는 것이고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배고픔은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굶주림을 채워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욕구에서 비롯하는 것은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생활 수준에서 누릴만한 것이면 문제가 없지만 합당하지도 않은 것을 누리겠다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두 번째 욕구에 대해서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이를 올바로 절제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이 윤리적으로 허용된 욕구에 브레이크 없는 엔진을 달아주고 있을까요? 음식이라는 것은 다른 쾌락에 비해서 비교적 관대한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은 먹는 것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우리가 활동하는 만큼 열량을 소비할 뿐이지요. 따라서 정상 범주 이상으로 음식이 들어오면 그것은 필히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또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마땅히 섭취해야 할 음식을 자신의 생각과 욕구로 억지로 끊어버리는 경우입니다. ‘다이어트’라고 부르는 이 행위는 몸이 마땅히 섭취해야 할 것을 몸매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억지로 끊어 버리는 것이지요. 이 역시 몸에게 필요하지 않은 해악을 가하는 행위이고 결국 몸은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일으키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몸은 하느님께서 선물하신 소중한 것입니다. 지나치게 많은 음식으로 괴롭혀도 안되고 또 반대로 마땅히 주어야 할 양분을 끊어서 억지로 괴롭혀서도 안됩니다. 모든 행위에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배고플 때에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억지로 불러 일으켜진 욕구에 따라 먹는 일을 삼가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전혀 다른 미에 대한 욕구로 마땅한 음식 섭취를 줄이는 일도 없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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