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마르 10,11-12)
본당 신자들에게 간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가르치면서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즉 간음은 행위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로 시작된다는 것이지요. 비록 혼인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이미 한 사람을 사랑하기로 하고서 다시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은 이미 마음으로 간음을 시작하고 있는 셈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간음은 우리의 신앙생활과도 긴밀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혼인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신앙을 지니고 나서 예수님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다른 것에 눈길을 주기 시작하면 그 또한 일종의 간음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혼인에 있어서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이것은 문제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실제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결혼한 두 부부가 서로에게 충실하지 못하고 또다시 새로운 관계를 탐닉하는 것은 하느님 앞에 위중한 죄가 됩니다.
사실 잠시만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새로운 관계의 결과가 과연 어떠할지 말이지요. 한번 불충실한 사람이 새로이 충실할 수 있으리라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랑은 의지의 선택이고 헌신이지 조건을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번 조건을 따져서 선택을 변경하면 나중에 조건이 새로이 바뀔 때에 또다시 변경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잠깐 언급했지만 사랑은 헌신이고 결정입니다. 사랑은 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의지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나의 배우자를 열심히 사랑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어떤 상태이건,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건 상관없이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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