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빅 블록을 정해진 법칙 없이 마구 돌리면 돌릴수록 더욱 수가 복잡해지는 것처럼 한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걸어야 할 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길도 있는 법입니다. 그 조심해야 할 길을 마구잡이로 걸으면 우리는 영혼에 상처를 입게 되고 다시 되돌리기가 참으로 힘들어지게 됩니다.
물론 하느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선의를 내비치시고 우리에게 좋은 것을 선물하십니다. 아무리 극악 무도한 죄인이라도 뉘우치기만 한다면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위대한 일을 시작하십니다. 결국 최종적인 결단은 우리 스스로에게 달린 셈입니다. 지금 가는 길에서 다시 참된 길로 돌아설 것인가 아니면 그냥 우유부단하게 머무르면서 우리의 어둠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선택의 몫인 것이지요.
사제로 일하면서 도와 달라는 사람을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그들이 사제를 찾는 것은 일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때가 아니고 거의 결단이 난 무렵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즉,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면서 지혜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딪히고 으깨져서 너무나 아파 죽을 지경이 되어야 사제를 찾는 것이지요. 그나마 이곳 남미에서나 그렇게 합니다. 한국 같으면 이미 ‘정신과 의사’나 ‘심리 상담가’를 찾아 갔겠지요.
우리의 어두움은 영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것을 정신에 비난을 돌리고 심리에 비난을 돌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생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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