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소출의 얼마를 받아 오라고 하였다. (마르 12,2)
포도밭은 포도를 내는 곳입니다. 마음밭은 마음을 내는 곳이지요. 포도밭이 마음밭의 비유로 쓰였다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전에도 씨앗과 밭을 비유로 삼아서 말씀이 심겨지고 열매가 맺는 것을 비유를 드셨지요.
하느님은 때로 우리에게서 소출을 원하십니다. 그래서 그 소출을 받아오라고 일꾼들을 보내시지요. 바로 당신의 예언자들이고 사도들이고 제자들입니다. 말씀에 봉사하는 이들이지요. 그들은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소출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닌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할 뿐더러, 나아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 탐욕과 이기심 속에서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봉사하는 자들로 비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몫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으로 비추어지게 되지요.
예를 들어 봅시다. 서로 사랑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은 그저 남녀간에 서로 이끌리는 사랑이 아니라 자신을 헌신하는 사랑, 예수님의 표현대로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가르침을 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자신이 희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사랑은 일종의 희생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치는 대로 사랑을 하려면 내가 지닌 것을 내려놓고 나를 소모하지 않고는 사랑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지닌 것을 온전히 보존하려고 들면 절대로 참된 사랑을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랑은 내어주는 것이고 헌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참된 용서는 일종의 자기 희생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용서하기를 힘들어 합니다. 세상은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기에 누군가 잘못을 하면 그 잘못을 다 기워 갚아야 용서라는 것을 비로소 얻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바라는 용서는 ‘원수를 사랑하는’ 수준의 용서입니다. 그래서 참된 용서는 진정한 자기 희생이 되는 것이지요. 자신이 입은 손해를 잊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종종 소출을 원하실 것입니다. 기회가 닿았을 때에 우리는 열심히 응답해야 합니다. 참된 소출을 하느님 앞에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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