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흙으로 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찰흙은 꾹꾹 눌려져서 형태가 빚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찰흙은 그 압박을 견뎌내어야 하지요. 그리고 불의 시련을 견뎌내기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토기가 최종적으로 완성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삶에서 다가오는 시련들은 모두 그 의미가 존재합니다. 만일 우리가 죄인이라면 우리의 시련들은 우리에게 경고가 됩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우리의 시련들은 우리에게 훈련이 됩니다. 사실 우리가 힘들어하는 것은 시련이고 고통입니다. 이 문제를 붙들고 어찌할 줄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우리들인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두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들의 실체를 직시할 수 있다면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것은 좋은 것 대로, 또 힘든 것은 힘든 것 대로 그 나름의 의미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은 진실로 당신의 찰흙을 다룰 줄 아는 장인이시니까요.
왜 모든 그릇이 똑같지 않으냐고 불평할 필요가 없습니다. 컵으로 밥을 먹을 수 없고, 술병으로 국을 끓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저마다의 용도가 분명히 있고 세상에 필요없는 그릇은 없는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빚으시는 하느님에게 오직 감사드려야 할 뿐이지요.
때로는 우리가 겪는 불행이 남들의 불행보다 배나 힘들어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능력치를 잘 알고 계시며 저마다에게 합당한 몫을 내려주시는 분이십니다. 때로는 극심한 불행이 우리를 보다 큰 죄에서 보호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시련이 닥칠 때에는 우리가 절대로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요.
용기를 내십시오. 우리는 여행자입니다. 순례객이지요. 우리의 여정은 긴 듯 하지만 영원에 비하면 너무나도 보잘 것 없고 짧은 것입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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