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6)
우리가 예수님에게 뽑힌 이유는 ‘열매’를 맺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영원히 남을 성질의 것입니다. 과연 그 열매는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어봅시다. 과연 그 돈이 영원히 남게 될까요? 아닙니다. 돈은 세상에 있는 동안 썩고 녹슬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우리가 죽을 때에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명예는 어떨까요? 인간은 변덕스러운 존재라서 명예라는 것도 자기들 변덕에 따라 부여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인기 가수가 요란한 춤동작으로 노래를 불러도 그에 상응하는 세상의 명예를 얻게 됩니다. 지상에서의 명예라는 것은 너무나 피상적인 것이고 치졸한 것입니다.
권력은 영원할까요? 지금은 그 누구도 시저나 파라오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권력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 유지되는 것이며 사실 그 살아있는 동안 유지되는 권력도 온전치 못합니다. 권력이라는 것은 집단의 이해관계가 성립되어 주어지는 것이지요. 만일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타당성을 잃어버리면 그 즉시 권력도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가 맺어야 할 열매는 이러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살펴 보았습니다. 우리는 ‘영원한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원성’이라는 것은 오직 하느님만이 지니고 계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지요.
과연 우리의 주님은 우리를 통해서 무엇을 바라시는 것일까요? 과연 하느님은 우리가 어떤 일을 실천하고 어떤 열매를 맺기를 바라실까요? 그것은 위의 성경구절 다음 문장에 등장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7)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가식적이거나 외적으로 명예가 따라붙는 가식적인 사랑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 즉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요한 15,13) 사랑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우리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에게는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이라는 줄기에 가지로 붙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열매를 맺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생각에 사로잡혀 교만해지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줄기에서 떨어진 가지가 되고 그런 가지들은 메마르고 썩게 됩니다. 그러면 그런 가지들은 모아져서 불 속에 던져지게 되지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말입니다.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사랑의 열매를 맺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부름받은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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