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라는 것은 '딱 맞게' 떨어지는 영역이 아니라 내어주고 베푸는 영역입니다. 내가 물건을 받았는데 그 물건이 내가 그 사람에게 준 돈과 똑같은 가치의 것이라면 거기에서 내가 감사를 전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그 물건 넘어서 다른 어떤 것을 받았다고 느낄 때에 감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이라는 것이 실천하기 힘든 것입니다. 선은 나를 깎아서 내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이 선을 제대로 실천하는 이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선행을 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 알고보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다른 형태로 받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를 도와주면서 그것을 전면에 광고해서 사회적인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행위와 같은 것입니다. 신자들 중에서도 자신이 어떤 좋은 일을 하는지 은근슬쩍 드러내서 자신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려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선'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내어주고 내어주고 생명마저 내어주고 지금도 내어주고 계신 그분에게서 우리는 받고 또 받습니다. 신앙으로 이끄는 길을 전해 받고, 또 당신의 말씀을 전해 듣고, 그 몸을 받아 모시는 것이지요.
이 점을 분명히 인지할 때에 우리는 비로소 선을 올바로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먼저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많이 받은 것은 기꺼이 내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받은 것이 없다고 여기는 이들은 점점 더 구두쇠가 되어 갑니다. 그리고 돈을 사랑하는 이들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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