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마태 9,29-30)
성경 안에서 등장하는 소경은 단순히 육신의 눈이 먼 이들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적인 소경’을 대변하는 이들로 보아야 합니다.
소경들이 아직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따라가고 그에 대해서 ‘다윗의 자손’이라는 표현을 쓸 줄 알았던 것은 그들이 비록 눈은 멀어 있지만 귀는 열려 있었고 많은 것들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듣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믿는 마음’으로 들었기 때문에 믿음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잡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스포츠에 관해서 관심이 없으면 야구 승부가 어떻게 되고 축구가 어느 팀이 승리하는 팀인지 아무 상관이 없게 됩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옆에서 그런 소리를 들어도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관심두는 것이 근처에서 들리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찾고 더 듣고자 노력하게 되지요.
소경들은 비록 눈이 가리워져 똑바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찾으려는 마음’마저 눈이 먼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들음으로써 다윗의 자손을 알아보았고 그를 뒤따라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 유일한 전제조건은 단 하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이었지요. 예수님은 당신을 집까지 따라온 그들에게 묻습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그리고 이 질문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을까요? 우리가 믿는 대로 얻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예수님을 영원에로 나아가게 하는 길로 믿고 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어떤 특정 종교 지도자로 알고 있을까요? 신자라고 해서 가톨릭 교회에 오래 몸담았다고 해서 모두 같은 믿음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다른 활동을 하는 것보다 고상하고 나아 보이기에 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눈이 멀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눈을 열기 위해서 예수님에게로 나아가야 한다는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요?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새삼스러운 때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