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 학자는 율법에 대한 지식을 구축하고 그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을 말합니다. 율법이라는 것은 사람이 그릇됨에 빠져들지 않도록 온갖 제어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지요. 자동차를 사면 메뉴얼 책자를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그 모든 메뉴얼을 통해서 움직여지는 게 아니라 ‘운전’을 할 때에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율법이라는 것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고 할 때에 그에 수반되는 모든 것에 소용이 되는 것입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상징하는 의미가 바로 ‘운전’입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실 ‘사랑’을 위해서 존재하는 이들이며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랑을 할 때에 우리의 모든 것이 그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율법학자가 이 사랑을 하게 되면 이는 마치 운전을 하는 사람이 모든 메뉴얼을 다 꿰면서 운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챙기면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지요. 깜빡이는 어떻게 켜고, 사이드미러는 어떻게 조정을 하며 내비게이션 설정은 어떻게 하는지를 모두 알면서 운전을 하기에 그의 운전은 더욱 세련되고 완전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 학자는 사랑을 하면서도 세세하게 모든 것을 잘 챙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사랑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 서투른 사랑 때문에 많은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는 온유와 친절과 겸손과 더불어, 그리고 율법 안에서 사람들의 심성을 올바로 읽어가면서 진정한 사랑의 발걸음을 걷게 됩니다.
법적인 규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그 법의 규율을 완화시켜 주기도 하고, 또 반대로 너무 망나니처럼 뛰는 이들에게는 적절한 견제를 통해서 규율을 세우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모든 사제는 바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 학자이어야 합니다. 그들이 신학교에서 수년 동안 배운 모든 것들을 바로 하늘 나라에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이들을 초대하기 위해서 올바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댓글